- 평점
- 7.4 (2015.10.08 개봉)
- 감독
- 리들리 스콧
- 출연
- 맷 데이먼, 제시카 차스테인, 마이클 페나, 세바스찬 스탠, 케이트 마라, 악셀 헤니, 제프 다니엘스, 치웨텔 에지오포, 크리스튼 위그, 숀 빈, 베네딕트 웡, 맥켄지 데이비스, 도널드 글로버, 닉 모하메드, 진수, 고웅, 엔조 실렌티, 조나단 아리스, 나오미 스콧, 브라이언 카스피, 마트 데베레, 소너 오로슬란, 마크 오닐, 피터 린카
- 평점
- 9.0 (1997.11.15 개봉)
- 감독
- 로버트 저메키스
- 출연
- 조디 포스터, 매튜 맥커너히, 제임스 우즈, 톰 스커릿, 데이비드 모스, 제프리 블레이크, 안젤라 바셋, 티모시 맥네일, 윌리엄 피츠너, 사미 체스터, 헨리 스트로지어, 지나 말론
- 평점
- 8.0 (2014.11.06 개봉)
-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 출연
- 매튜 맥커너히, 앤 해서웨이, 마이클 케인, 제시카 차스테인, 캐시 애플렉, 맥켄지 포이, 빌 어윈, 토퍼 그레이스, 맷 데이먼, 데이빗 기야시, 웨스 벤틀리, 레아 케인즈, 조시 스튜어트, 엘렌 버스틴, 존 리스고, 티모시 샬라메, 데이빗 오예로워, 콜렛 울프, 프란시스 X. 맥카티, 앤드류 보바, 윌리엄 드베인, 제프 헤프너, 레나 지오가스, 엘예스 가벨, 브룩 스미스, 러스 페가, 마크 케시미르 다이니위츠, 말론 샌더스, 그리픈 프레이저, 플로라 놀란, 리암 디킨슨
우주와 외계 생명체에 대한 가장 강력한 한마디는 아마도 칼 세이건이 했던 말이 아닐까 싶다. 영화 <콘택트>의 중요한 모티브가 되기도 한 문장이다.
“이 넓은 우주에 생명체가 인간뿐이라면 그것은 엄청난 공간의 낭비다.”
그럴 듯한 말이다. 우리가 지구라는 별에 존재하는 것처럼, 우주 저곳에 또 다른 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라 추측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 문장에는 다분히 종교적인 태도가 서려 있기도 하다. ‘공간의 낭비’라는 표현은 우주를 창조한 존재를 암시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상상을 하게 된다. 우주를 만들어낸 ‘신’이 있는데, 그 ‘신’의 부모는 ‘공간의 낭비’를 무척 싫어한다. 그래서 매일 저녁 신을 다그친다. “신아, 이렇게 큰 우주를 만들었으면 생명체가 살 만한 곳을 더 만드는 게 좋지 않겠니? 자꾸 그렇게 낭비할 거면 우주의 크기를 좀 줄이든가….”와 같은 잔소리를 매일 밤 했을 것이다. 부모의 잔소리를 견디지 못한 신은 우주 곳곳에 생명체가 살 만한 장소를 여러 개 만들게 되고, 그 중 지구라는 푸른 별에서 인간들이 살게 되었다. 그런 상상을 하다보면 신과 가까워진 기분이 들기도 한다.
넓고 넓은 우주에는 낭비라는 개념이 없을지도 모른다. 우주라는 공간은 몹시 넓어서 아껴 써야 할 이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이 넓은 우주에 생명체가 인간뿐이라면 그것은 엄청난 공간의 낭비다’라는 말을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싸해진다. 누군가 거기 있다면, 크게 이름을 불러보고 싶다. 1977년 쏘아올린 우주 탐사선 ‘보이저’에 지구의 음악과 우주에 보내는 인사를 담은 ‘골든 레코드’를 싣게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칼 세이건은 ‘골든 레코드’를 실어 보내면서 이런 글을 적었다.
“어쨌든 그들은 우리에 대해서 한 가지 사실만큼은 분명히 알 것이다.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열정을 품지 않은 존재라면, 그런 메시지를 담은 우주 탐사선을 다른 세상과 다른 존재에게 띄워 보낼 리 없다. 메시지가 엉뚱하게 해석될 가능성이야 얼마든지 있지만, 어쨌든 그들은 분명히 알 것이다. 우리가 희망과 인내를, 최소한 약간의 지성을, 상당한 아량을, 그리고 우주와 접촉하고자 하는 뚜렷한 열의를 지닌 종이었다는 사실을.”(<지구의 속삭임> 칼 세이건 외 지음. 김명남 옮김. 사이언스북스)
우주와 관련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역시 비슷한 마음일 것이다. 그들은 미래를 떠올리고, 우주와 맞닿고자 하는 열의를 지녔으며, 보이지 않는 것들을 눈으로 그려보는 사람들이다. 로버트 저메키스의 1997년작 <콘택트>는 그런 낭만적 세계관으로 가득 찬 영화다. “이 넓은 우주에 생명체가 인간뿐이라면 그것은 엄청난 공간의 낭비다.”라는 말에 매혹된 엘리 애로웨이(조디 포스터)는 외계 생명체를 찾는 데 자신의 전생애를 바친다.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엘리는 자신의 평생을 낭비해서 겨우 꿈 하나를 건진 셈이다. 엘리의 삶은 과연 낭비된 것일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 역시 낭비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 수두룩하게 등장한다. 인류를 구원하고자 하는 허황된 꿈을 지닌 사람들이다. 어린 머피(제시카 차스테인)가 아버지 쿠퍼(매튜 매커너히)에게 묻는다. 책상 위의 책들이 떨어지고, 이상한 일들이 주변에서 자꾸 일어난다고, 그런 현상을 ‘폴터 가이스트 현상’이라고 부른다는데 그게 뭐냐고 묻는다. 아빠는 단순하게 대답한다. “과학적으로, 그런 건 없어.” 머피는 물러서지 않는다. 당돌하게 다시 묻는다.
“과학은 모르는 걸 인정하는 거랬잖아요.”
이미 모든 걸 다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우주에 관심이 없을 것이다. 모르는 걸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우주선을 만들고, 목숨을 걸고 대기권 밖으로 날아갈 것이다. 그들은 한 단계,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길 원한다.
유쾌한 식물학자의 화성생존기를 다룬 영화 <마션>에서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는 자신의 생존법을 이렇게 설명한다. 나는 이 말이 우주를 꿈꾸고 다른 차원을 상상하는 과학자들의 마음처럼 느껴졌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 문제를 해결하고, 그리고 다음 문제를 해결하고…, 그러다보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지구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있는데, 우주선 개발에 돈을 쓰는 건 엄청난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외계 생명체를 찾아 나서고, 닿을지 알 수 없는 우주 공간에 지구의 음악을 쏘아올리는 건 무모한 이상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칼 세이건의 말을 조금 비틀어서 말하고 싶다. 보이지 않는 세계를 꿈꾸는 인간의 상상력은 무한히 크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많이 상상할 수 있고,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그토록 뛰어난 가능성의 인간들이 좁은 영토를 빼앗기 위한 전쟁에만 몰두하는 것이야말로 엄청난 낭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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