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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2

미나리 수렵 채집 시기에 살았던 우리의 선조들은 하루 평균 네 시간만 일했다고 한다. 휴일 없이 일한다고 쳐도 주 28시간 근무다. 일을 마치고 와서는 동굴에서 멍 때리고 있거나 벽화 같은 걸 그렸겠지. 해가 지면 자고, 해가 뜨면 사냥을 하거나 먹을 걸 구하러 나갔을 것이다. 음식 창고가 가득 차거나 날씨가 궂으면 일을 건너 뛰기도 했을 것이다. 24시간 편의점이 없다는 건 좀 불편해 보이지만,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삶은 좀 부럽다.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자연적인 삶을 꿈꾸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에게도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겼던 시기가 딱 한 번 있었다. 군입대 전에 의미 있는 일을 해보겠다며 경상북도 안동에 있는 외갓집에 ‘자진 농활’(내 의지로 뛰어 든 농사 활동)을 간 적이 있다. 일손이.. 2022. 10. 9.
찬실이는 복도 많지 제목만 보고 복이 많을 것으로 짐작할 수밖에 없는 주인공 찬실은 예상과 달리 여러모로 복이 거덜난 상태이다. 오랫동안 함께 작업하던 영화 감독이 술자리에서 갑자기 죽어버리는 바람에 영화 프로듀서 일을 그만 둘 수밖에 없게 됐다. 일종의 재난 상황이 닥친 것이다. 남자도 거들떠보지 않고 계속 일했고, 평생 영화만 만들 수 있으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동안의 ‘일복’을 행복하게만 생각했는데,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자신이 해결할 방법은 없었다. 친하다고 생각했던 영화사 대표는 이런 말로 폐부를 찌른다. “그러니까 누가 주구장창 그 감독하고만 일하래? 그런 영화에 피디가 뭐가 중요해?” 자신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존재 자체를 거부당한 셈이다. ‘그런 영화에 피디가 뭐가.. 2022.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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