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영화라는 계단/영화 속의 책5 영화 '컴온 컴온' 속의 책 1. 마이크 밀스 감독의 영화에는 책이 중요한 매개체로 등장한다. ‘비기너스’에서 죽음을 앞둔 아버지는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우리의 20세기’에는 수잔 손택을 좋아하는 캐릭터가 등장하고, ‘컴온 컴온’의 조니는 조카에게 책을 읽어준다. 2. ‘컴온 컴온’의 주인공, 조니의 직업은 라디오 저널리스트.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청소년들을 인터뷰하는 게 주업무다. 조니의 작업을 지켜보다보면 인터뷰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데, 커스틴 존슨의 책을 직접적으로 인용하기도 한다. 책 제목은 ‘카메라맨이 할 수 있는 일의 불완전한 목록’. 인터뷰는 평소 꺼내지 않는 말들을 하게 해주고 자신을 대상으로 깊이 들여다볼 기회를 준다. 인터뷰는 자신의 이미지를 형상화하게 해주고 흩어져 있던 생각들을 말끔히 .. 2022. 10. 13. 오마주 속의 책들 영화에 책장이 나오면 눈에 불을 켜고 화면 캡처를 한다. 영화의 내용보다 책장을 더 오래 기억하는 것 같다. 신수원 감독의 '오마주'에도 책장이 나온다. 영화 감독인 지완(이정은)의 책장이다. 극장이 아니라 vod로 본 것이라 일시 정지를 하고 오랫동안 책장을 관찰할 수 있었다. 문학에 관심 많고 책 읽기에 관심 많은 또래 친구의 책장을 보는 것 같았다. 영화에 등장한 책들은 신수원 감독 본인의 것일까, 아니면 미술팀이 애를 쓴 것일까. 은밀한 생 1984 작업실의 자코메티 남한산성 두 도시 이야기 인간을 위한 디자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향수 책도둑 아웃사이더 영화 잡지 키노, 키노, 키노, 키노, 키노 그중에서도 내게 최고의 책은 '인간을 위한 디자인'. 빅터 파파넥의 책을 영화에서 볼 수 있어 좋았다.. 2022. 9. 16. 레이버 데이 & 조화로운 삶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의 영화 '레이버 데이'는 탈옥수와 그를 숨겨주다가 사랑에 빠지게 된 싱글맘의 이야기다. 처음에는 험상궂게 보였던 남자의 모습은 시간이 갈수록 달콤해지고, 못하는 일이 없다. 집 안에서 삐걱거리는 곳을 수리해주고, 고장난 자동차를 정비해주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고, 아이와 함께 캐치볼도 한다. 일종의 이상적인 아버지-남편의 모습. 영화 후반부에 아델(케이트 윈슬렛)이 침대에 앉아서 계속 읽는 책은 헬렌 니어링과 스콧 니어링의 책 '조화로운 삶'이다. 이렇게 중얼거린다. “이 둘이 가진 거라곤 서로밖에 없었던 거야. 그걸로 충분했던 거지.” 조이스 메이나드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인데, 원작에도 '조화로운 삶'에 대한 언급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조화로운 삶'은 아델이 꿈.. 2022. 9. 11. 영화 밀레니엄 속의 커트 보니것 영화 '밀레니엄'에서 가장 중요한 책은 '성경'이겠지만, 커트 보니것의 책도 잠깐 등장한다. 27분 40초 즈음, 추위에 떨던 주인공 미카엘이 벽난로 앞에서 책을 읽다가 몇 장을 찢어서 불 속에 던져넣는다. 책을 보는 듯 하더니 표지를 보고는 휙 집어던진다. 재미없다는 듯. 미카엘 씨, 그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 책인데. 미카엘이 던진 책은 '나라 없는 사람'이고, 그 아래에는 조앤 디디온의 '상실'(The Year Of Magical Thinking)이 놓여 있다. 조앤 디디온의 책도 보고 싶은데, 지금은 절판 상태. 아마도 미카엘의 현재 상태를 보여주는 두 권의 책으로 설정한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문장. "선이 악을 물리치고 승리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천사들이 마피아들처럼 조직화될 수 있다면야.. 2022. 9. 10. 영화 보이후드 속의 커트 보니것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영화 '보이후드'에는 두 아이가 책에 대해서 나누는 긴 대화가 이어진다. 여자 : 뭐 읽니? 남자 : 커트 보니것의 '챔피언의 아침식사'. 여자 : 우리 오빠도 그 작가 팬이야. 난 '앵무새 죽이기'를 세 번째 읽고 있어. 애들이 놀려. '트와일라잇'을 안 읽은 여자앤 나뿐인가 봐. 그 책 읽었니? 남자 : 당연히 안 읽었지. 여자 : 조금 봤는데 진짜 오글거리더라. 커트 보니것을 좋아하는 남자 아이와 하퍼 리에 빠져 있는 여자 아이. 커트 보니것을 좋아하면 (당연히) '트와일라잇'은 거들떠 보지 않으며 '앵무새 죽이기'를 좋아하면 '트와일라잇'이 오글거릴 수밖에 없다. 그러고보니, 나도 아직 '트와일라잇'은 읽어보지 않았다. 보이후드 수많은 기억의 조각들로 이뤄낸 단 하나의 특별한 .. 2022. 9. 10.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