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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라는 계단/영화 속의 책

레이버 데이 & 조화로운 삶

by 김중혁 202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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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의 영화 '레이버 데이'는 탈옥수와 그를 숨겨주다가 사랑에 빠지게 된 싱글맘의 이야기다. 처음에는 험상궂게 보였던 남자의 모습은 시간이 갈수록 달콤해지고, 못하는 일이 없다. 집 안에서 삐걱거리는 곳을 수리해주고, 고장난 자동차를 정비해주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고, 아이와 함께 캐치볼도 한다. 일종의 이상적인 아버지-남편의 모습.

영화 후반부에 아델(케이트 윈슬렛)이 침대에 앉아서 계속 읽는 책은 헬렌 니어링과 스콧 니어링의 책 '조화로운 삶'이다. 이렇게 중얼거린다.

“이 둘이 가진 거라곤 서로밖에 없었던 거야. 그걸로 충분했던 거지.”


조이스 메이나드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인데, 원작에도 '조화로운 삶'에 대한 언급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조화로운 삶'은 아델이 꿈꾸는 이상적인 미래에 가까울 것이다. 헬렌 니어링, 스콧 니어링 부부는 일 년 중 여섯 달 동안 일했고, 나머지 여섯 달은 연구, 여행, 대화, 글쓰기를 하면서 보냈다. 제이슨 라이트먼의 다른 작품에 비해 영화는 심심하다. '주노', '인디 에어', '영 어덜트' 같은 작품을 떠올리면 무엇보다 대화의 재미가 덜하다. 아주 진득한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탓에, 프랭크(조쉬 브롤린)라는 묵직한 남자 캐릭터를 제대로 그리기 위해 절제에 절제를 거듭한 것 같다. 이야기는 스릴 넘치고, 가슴을 계속 졸이게 만들지만,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의 영화 중에서 최고의 해피엔딩 아닐까.

 
조화로운 삶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은, 미국이 일차 대전을 치르고 대공황의 늪으로 빠져들면서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1930년대 뉴욕을 떠나 버몬트의 작은 시골로 들어간다. 자연 속에서 서로 돕고 기대며, 자유로운 시간을 실컷 누리면서 저마다 좋은 것을 생산하고 창조하는 삶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조화로운 삶을 살기 위한 원칙을 세운다. 먹고사는 데 필요한 것들을 적어도 절반 넘게 자급 자족한다. 스스로 땀 흘려 집을 짓고, 땅을 일구어 양식을 장만한다. 그럼으로써 이윤만 추구하는 경제에서 할 수 있는 한 벗어난다. 돈을 모으지 않는다. 따라서 한 해를 살기에 충분할 만큼 노동을 하고 양식을 모았다면 돈 버는 일을 하지 않는다. 되도록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쳐 일을 해낸다. 집짐승을 기르지 않으며, 고기를 먹지 않는다. 이 책은 이러한 원칙대로 산 두 사람이 버몬트에서 지낸 스무 해를 낱낱이 기록한 책이다.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에서는 다 못 본 두 사람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두 사람이 집을 짓고, 곡식을 가꾸고, 이웃과 함께 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를 읽고 오랫동안 이 책을 기다려 온 수많은 독자들에게 다시 한 번 큰 감동과 깨달음을 줄 것이다
저자
헬렌 니어링, 스코트 니어링
출판
보리
출판일
2000.04.15
 
레이버 데이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싱글맘과 탈옥수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케이트 윈슬렛과 조쉬 브롤린이 주연을 맡았다.
평점
8.8 (2013.01.01 개봉)
감독
제이슨 라이트만
출연
케이트 윈슬렛, 조슈 브롤린, 토비 맥과이어, 클락 그레그, 제임스 반 데 빅, 딜런 미넷, 브룩 스미스, 겟틀린 그리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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