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갔어, 버나뎃
예술에 대한 멋진 문장을 모아두던 때가 있었다. “넌 예술이 뭐라고 생각하니?”라고 누군가 물으면, “음, 유명한 예술가 누구누구는 이렇게 말했죠, 예술이란 말이죠…….” 이런 식으로 거장들의 대답을 인용하고 싶었다. 멋있어 보이고 싶었는데, 아무도 예술이 뭔지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20년 넘게 예술로 생계를 유지하다보니, 예술에 대한 나의 생각도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같은 말들. 어렸을 때는 이 말을 비웃었다. ‘인생, 겁나게 긴데, 무슨…….’ 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예술도 겁나게 짧은데, 무슨…….’으로 바뀌었다. 인생은 짧은 게 맞고 예술도 짧은 게 맞다. 광대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예술이 길어봐야 얼마나 길까. 노래도, 그림도..
2022.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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